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타임아웃 /
경영인 출신인 이동호(50)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가 세일즈맨을 자처하고 나섰다. 지난 1일 취임식 때 “회사의 한 프로젝트를 맡은 것처럼 잘 해보겠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치인 스포츠단체장의 부정적 이미지와도 거리를 두었다. “총재직을 이용해 얼굴 알리고 유명해지겠다는 생각이 없다”고 약속했다.
‘정치적 목적이 없음을 밝히고, 장사를 잘하겠다’는 총재의 등장은 한국 스포츠단체장 문화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존의 정치인 스포츠단체장이 잘못했다는 얘기가 아니다. 총재의 자리가 이제 실무형이나 일꾼형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보다 프로 스포츠가 발달된 미국에서는 사업 역량 유무가 총재직을 결정하는 주요 기준이 된다. 스포츠 저널 등 언론에서는 각 프로 스포츠 총재의 능력을 매년 수치화해 평가하기도 한다. 때문에 총재는 재임 기간 스폰서십을 확대하고, 팀 수를 늘리고, 리그를 활성화하는 데 사력을 다한다. 미국프로농구(NBA)의 데이비드 스턴, 미국프로축구(MLS)의 돈 가버, 북미풋볼리그(NFL)의 로저 구델 커미셔너(총재) 등은 마케팅 성공과 비전 제시 등으로 평가를 받는 대표적 인물들이다.v
대우자동차판매 사장 겸 우리캐피탈 회장인 이 총재는 적극적이고 도전적이다. 당장 배구 정규리그인 V리그의 스폰서료를 현재 10억원에서 15억원으로 늘리기 위해 연구에 들어갔다. 발전기금을 모아 축구, 야구, 농구와 같이 버젓한 자체 건물을 갖겠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배구인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말같이 된다면 ‘배구 르네상스’가 도래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기업인 출신 이 총재의 꿈이 프로 스포츠 문화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어내기를 기대해본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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