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의 아이콘이라고 할 만한 공장의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요? 영화 <모던 타임즈>에 나오는 것처럼, 또 김중혁 작가가 1면에 쓴 것처럼 ‘나사를 조이고 풀고 조이고 풀고’를 반복하는 그림이 먼저 떠오릅니다. 산업화가 고도화되면서 사람은 없고 거대한 기계 덩어리들이 유기체처럼 움직이는 풍경도 그려집니...
무엇을 올 한해와 함께 떠나보내야 할까 생각해봤습니다. 몇가지 지우고 싶은 굴욕의 장면들도 있긴 했지만 두고두고 생각날 만큼 부끄럽지는 않은 추억들입니다. 저 인간만은 인간사회에서 퇴출시키고 싶다는 사람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뭐 날려버리고 싶어도 그건 불가능한 일이지요. 올해 안으로 정리하기는...
해장은 하셨습니까? 속 좀 풀리셨습니까? 아마 지난 수요일 밤은 올해 들어 대한민국의 술 소비량이 가장 많았던 하루였을 겁니다. 처음 모습은 모두가 다 비슷했겠지요. 술상을 앞에 놓고 삼삼오오 모여서 긴장된 모습으로 개표방송을 보면서 “첫잔은 원샷”을 외쳤겠지요. 지역별 판세가 나올 때마다 기분 좋아서 한잔,...
지면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한남동 작은방’ 자료 사진 한컷을 한참 쳐다봤습니다. 칼럼에 언급된, 라일락 나무 가지를 장식한 스노펄 조명 사진이었죠. 지면에 들어간 실내 사진처럼 감각적이지도 않고 백화점 앞의 나무 장식처럼 휘황찬란하지도 않지만 제 생각에는 지난해 최고의 크리스마스 장식 중 하나가 아니었...
상트페테르부르크 여행기에도 잠시 언급했지만 왕조시대의 영화를 한껏 과시하는 궁전들을 보면 ‘와~’ ‘와~’ 찬탄을 하다가 마지막에 나오는 말은 이겁니다. “이러니까 망하지.” 현지인들에게는 비아냥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도대체 이렇게 많은 고급 장식물을 모으고, 이렇게 화려한 건물을 짓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십년 전쯤 친구와 베트남 여행 갔을 때의 충격은 아름다운 풍경이나 이국적인 오토바이의 대열 같은 게 아니었습니다. 둘이 합쳐 하루 20달러짜리 허름한 방이었죠. 좁고 낡은 침대와 그리 밝지 않은 조명이 그러려니 했는데 침대 위에는 깨끗하게 빨아놓은 시트와 베개가 놓여 있었습니다. 유럽도 아닌 동남아에서, 한...
집을 구하려고 부동산중개업소를 돌아다니다 보면 중개업소 주인들로부터 듣는 ‘잠언’이 있습니다. “세상에 저평가된 집은 없다”는 것이죠. 같은 아파트 단지라도 1000만원 더 싼 집에는 빛이 덜 들어온다든가, 개보수가 안 됐다든가, 창문을 열면 자동차 소리가 밤새 들린다든가 하는, 조금 더 싼 이유들이 반드시 있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