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주 현대차 노사전문위원회 대표(한국노동교육원 교수)
현대차 ‘노사전문위’ 박태주 대표 인터뷰
사-고용 보장하고, 노-생산성 향상 협조를
사-고용 보장하고, 노-생산성 향상 협조를
현대자동차가 세계 일류기업으로 발전하려면 회사는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임금보전)을 보장하고, 노조는 유연한 생산방식 도입과 생산성 향상에 협조하는 대타협(빅딜)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대차가 이런 해법을 통해 노사 대타협과 상생을 이룰 경우 한국 기업 전반의 노사관계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지난 8일 노사관계 개선안을 마련하고자 출범시킨 ‘노사 전문위원회’의 박태주 대표(한국노동교육원 교수)는 21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차가 2000년 이후 저평가된 원화가치, 인도·중국 등 신흥시장 진출 성공, 높은 엔지니어링 수준 등에 힘입어 고속질주를 해 왔다”며 “그러나 지금은 환경이 급변해 그동안의 성공 요인들이 도리어 질곡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자동차 산업이 지금까지는 규모의 경제가 중요했지만 지금은 소비자들의 수요를 적기에, 유연하게 맞출 수 있는 생산방식 구축이 중요하다”며 “그러려면 유연하고 다기능을 갖춘 숙련 노동자들이 생산현장에서 끊임없는 개선을 통해 품질과 생산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대차와 같은 대립적 노사관계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박 대표는 “현대차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노사불신이 치명적 덫이 되고 있다”며 “노동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고용불안을 없애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높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쟁점인 근무형태 변경문제에서도 “현행 주·야 10시간씩 2교대제를 주간 연속 8시간씩 2교대제로 변경하는 것은 생산인력 고령화, 여가욕구 증대 추세 등에 따른 불가피한 조처”라며 “회사 쪽에서 걱정하는 생산량 감소와 노동자들이 걱정하는 임금 축소를 모두 해결하자면 유연성을 확보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길뿐”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노사 모두 이대로는 현대차의 미래가 없다고 공감하는데도, 심각한 노사불신으로 변화의 뱡향과 속도에서 의견일치를 못 보고 있다”며 “회사는 노조를 진정한 파트너로 인정하고, 노조도 단기 실리주의와 파업 의존주의 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또 “산별노조의 기본은 사회적 연대정신으로,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대원칙”이라며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희생과 양보를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임금격차를 구체적 사례로 꼽았는데, 현재 현대차 사내하청 및 중소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임금은 정규직의 60~70% 수준이다.
노사 전문위원회에는 노사가 추천한 10명의 노사 및 자동차 산업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고, 2009년 3월을 1차 시한으로 해서 노사관계 개선과 당면 현안문제 해결 방안을 마련 중이다. 글/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jskwak@hani.co.kr 사진/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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