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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비행기 안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자리등급이 아니라 운동여부가 좌우

등록 2006-05-23 16:28수정 2006-05-24 14:30

전상일의 건강이야기 /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은 장시간 비행기 여행을 한 후 다리가 붓고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며, 다리 안쪽에 혈전(피떡)이 생겨 일부 조각이 혈류를 타고 돌다가 폐에 들어가 호흡곤란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좌석이 넉넉한 1등석이나 2등석과 달리 좁고 불편한 3등석에서 주로 일어나 ‘일반석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1980년대 영국의 한 의사가 기내 돌연사의 18%가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의 의학적 명칭인 ‘정맥혈전증’이 원인이라고 보고한 후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 후 학계에서는 이 증후군의 원인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승객들은 비행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각국 법원은 비행기회사에게 ‘책임 없음’ 판결을 내렸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이 증후군이 기내 환경이나 비행기 좌석보다는 승객의 행태나 건강 상태와 더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늘어나고 있다. 이 증후군의 발생위험도 1, 2등석과 별 차이가 없다고 한다. 비행기 회사는 어깨가 한결 가벼워진 셈이다.

영국의 레스터대학 연구진이 최근 발표한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연구진은 73명의 건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기내와 똑같은 환경 조건을 갖춘 ‘실험방’에서 8시간 동안 좌석에 앉아 있게 했다. 이 실험 뒤 일상 생활과 같은 기압과 산소농도 조건에서 동일한 실험을 했다. 실험 전후 실험 참가자의 혈액을 채취하여 피떡 생성수준을 비교분석한 결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내의 산소 농도와 기압은 지상보다 낮고, 습도는 기껏해야 20% 수준이다. 혈액의 점성이 높아져 혈전이 생기기 쉬운 조건이다. 이 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수시로 물을 마시고 스트레칭을 하며 좌석 사이의 통로를 자주 걸어 다녀야 한다. 탈수 작용을 하는 알코올 섭취는 금해야 한다. 특히 최근 수술을 받았거나 출산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최근 선진국들은 개인의 건강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복잡한 사회경제적 논리가 숨어 있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의 건강은 스스로 관리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환경보건학 박사·환경과 건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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