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아이 건강하게 /
외출준비를 하던 선영씨는 아이를 안으려다 깜짝 놀랐다. 바쁘게 준비하느라 화장품 뚜껑을 닫지 않은 채로 두었더니, 무엇이나 입으로 가져가려는 8개월짜리 딸이 크림이며, 스킨을 마구 입에 집어넣으려는 것이었다. 간신히 빼앗아, 단도리 해 두고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이는 지난번에도 제 언니가 다쳐서 연고를 바르는 사이 마개가 열린 연고를 입에 넣고 빨려고 해서 크게 놀란 적이 있었다. 잠시 한 눈을 파는 사이 종종 이런 일이 생겨나 가슴 뛰게 하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의하면 “의약품, 가정용 화학품 등의 중독사고로 인해 병원을 찾는 영유아들의 방문횟수가 매년 8300여건에 이른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화학물질은 약 13만종에 이르며, 우리나라에서는 약 4만종의 화학물질이 생활주변과 산업계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영유아에게 크게 영향을 미치는 화학물질의 유통량이 급증하고, 살충제, 세제, 화장품, 방향제 등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화학물질의 종류 및 양도 늘어나게 됨에 따라, 이로 인해 아이들의 건강피해가 나타날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소비자보호원의 자료에 따르면, 어린이들이 의약품이나 건전지, 접착제 등에 중독된 사례는 2005년 126건으로 전해보다 72%가 늘어났다고 한다. 전체 중독사고의 80%이상이 가정에서 일어나고, 특히 세 살 이하의 아이들이 전체 사고의 68%를 차지한다고 한다.
가정에서 부주의에 의한 안전사고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우선, 의약품이나 세제, 살충제 등의 화학물질은 아이들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두어야 한다. 이에 앞서 필요 없는 화학물질제품들이 집안에 들어와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고, 치워두는 것도 중요하며, 독성이 덜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한 아이들에게 약을 잘 먹이기 위해서 ‘이건 맛있는 사탕이야’ 혹은 ‘이것 먹으면 사탕 줄게’ 라고 유혹하는 방법도 금해야 한다. 부모가 방심한 사이, 사탕을 먹기 위해 약을 들이키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세제나 살충제 등을 빨거나 마셨을 경우, 부모가 당황하여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독성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재빨리 119에 신고하고, 부모의 임의대로 처치하지 말고 반드시 응급의료센터의 전문가 조언을 받아 처치해야 한다.
환경정의 다음을 지키는사람들 ec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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