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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건강이야기] 홍수는 거대한 ‘독극물 수프’

등록 2006-07-18 20:14수정 2006-07-19 13:04

전상일의 건강이야기 /
패혈증 설사 폐질환 등 조심

기습 폭우가 수도권 일대를 강타해 저지대 주택과 일부 지하철역이 속수무책으로 물에 잠겼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일이라 예사롭게 여겨질 수 있지만, 보건학적 측면에서 볼 때 홍수는 건강에 매우 위협적이다. 홍수는 온갖 화학물질과 분뇨, 중금속, 병원성 미생물, 생활하수가 섞여 있는, 말 그대로 ‘독극물 수프’이기 때문이다.

홍수에는 미생물의 먹이가 되는 다양한 유기물이 존재하므로 병원성 세균이 번식하기 딱 좋은 환경이다. 병원성 세균은 환경에 대한 저항성이 강해 하천이나 호수, 강바닥의 침전물에 오랫동안 살아남아 수해지역이 아닌 곳에서도 해를 끼칠 수 있다.

비브리오 불니피쿠스라는 세균에 오염된 물에 상처가 닿았을 경우 세균이 혈액 속에 들어가 증식하면서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릴 수 있다. 감염 후 빠르면 3시간, 늦어도 8일 이내에 갑자기 오한과 발열이 생기고 설사나 구토 등이 뒤따를 수도 있다. 간혹 정신이 흐려지며 두통이나 현기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홍수 지역에서는 설사 환자가 증가하는데 이는 홍수 속의 병원성 대장균에 신체가 닿거나 오염된 음식을 먹게 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병원성 대장균은 열에 약하므로 60도 이상에서 20분 이상 끓이면 모두 사멸한다. 그러나 대장균은 상처 없이도 감염이 되고 대인 감염도 일어날 수 있으므로, 의료 시설이 충분치 않고 위생 환경이 열악한 재해 지역에서는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

태풍이 지나간 홍수 피해 지역에는 소화기 질환이 종종 나타나는데 노로바이러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노로바이러스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대규모 식중독 사건을 일으킨 주범으로,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매우 소량에도 감염될 수 있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전파력도 크다. 물에 잠겼던 실내 곳곳에 자라는 곰팡이도 건강에 심각한 폐해를 끼친다. 곰팡이 포자는 매우 미세하기 때문에 공기 중에 쉽게 퍼지고 땅에 잘 내려앉지 않으며, 호흡기에 쉽게 침투해 점막에 붙으면 잘 떨어져 나오지도 않는다. 실내에 생긴 곰팡이를 그대로 뒀다가는 폐질환이나 천식의 원인이 되어 협심증, 기침, 코의 통증, 편도선 부음, 숨가쁨 등의 증상으로 고생할 수 있다. 따라서 물에 잠겼던 집은 반드시 염소 소독제로 물청소를 해야 한다.

미국 심장학회지 최신호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습도가 높아지면 심장질환을 가진 노인들의 사망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장마철에는 수시로 선풍기를 틀어주고, 가끔씩 난방장치를 가동하여 집안을 말려 주는 것이 좋다.

환경보건학 박사·환경과건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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