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세 모녀’가 마지막 월세·공과금과 함께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지 아홉달 만에 ‘세모녀법’으로 불리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이 여야 간에 잠정 합의됐다. 지체된 시간도 아쉽지만 내용 또한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친다. 개정안은 2000년 도입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큰 틀을 15년 만에 흔...
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신설한 국민안전처 장차관에 군 출신 인사를 기용했다. 장관은 해군 출신이고, 차관은 육군 출신이다.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군 출신 인사가 재난안전의 사령탑을 맡지 말란 법은 없다. 그러나 장차관을 모두 예비역 장성으로 채우는 걸 보면서, 군 출신을 중용해야 마음이 놓인다는 박근혜 ...
새정치민주연합이 저출산 대책으로 내놓은 신혼부부 임대주택 정책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연일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리 정치의 저급한 토론 문화의 현주소가 여실히 드러난다. 건강하고 생산적인 정책 경쟁은 실종되고 정치 공세와 말꼬리 잡기만이 난무한다. 초점이 빗나가게 된...
중국에 이어 뉴질랜드와의 협상이 타결돼 우리나라가 14번째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게 됐다. 나라 수로는 모두 52개국에 이른다. 정부는 관세를 물지 않거나 낮게 물면서 교역을 하는 ‘경제 영토’가 대폭 늘어나게 됐다며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협정 내용은 물론, 협상 진행방식을 살펴보면 문제가 많다. 정부의 지나...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오류의 후폭풍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2015학년도 수능에서 또 사고가 터졌다. 난이도 조절 실패로 가뜩이나 수험생들을 혼란에 빠뜨렸는데 출제 오류까지 재발했으니 교육당국의 책임이 더 엄중해졌다. 올해 수능 영어 25번 문항은 잘못이 명백해 보인다. 오류 여부는 ‘2%’에...
정녕 대한민국은 ‘사고 공화국’인가. 이번엔 펜션 바비큐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꽃다운 젊은이 4명이 숨졌다. 사건·사고는 언제든 있지만, 올해 들어 잇따라 발생하는 참사는 모두 어처구니없는 부주의와 행정당국의 부실한 관리감독 탓이 크다는 점에서 억장이 무너진다. 15일 밤 불이 난 전남 담양군의 펜션 바비큐장...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오만방자한 언행이 끝날 줄을 모른다. 이번에는 국회에서 행패에 가까운 소동을 벌였다. 정권 핵심이 뒤를 봐준다는 마음이 없으면 저지를 수 없는 짓이다. 박 보훈처장은 13일 보훈처가 신청한 장진호 전투에 참여한 미군 기념비 건립 예산 3억원이 정무위 예산심사소위에서 전액 삭감되자, 정...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미얀마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머지않은 장래에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면 이를 토대로 한·중·일 3국 정상회담도 열리기를 희망한다”고 단계적인 접근을 제시했지만 사실상 연내 3국 정상회담 개최를 강하게 희망...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14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통계청이 내놓은 ‘201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잿빛 수치들이 넘쳐난다. 개선된 지표가 없지 않지만 양극화 해소가 요원한 실정임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이 멈추지 않으면 사회통합에 균열이 생기고 지속가...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또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14일 입시업체들이 내놓은 가채점 결과를 보면, 수학 B형은 1등급 합격선이 100점 만점이어서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이 되는 반면, 국어 B형은 지난해보다 많이 어려워져 1등급 합격선이 5점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
삼성에스디에스가 14일 유가증권시장에 화려하게 등단했다. 상장 첫날 주가가 액면가보다 655배 높은 32만7500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기존 주주들이 천문학적인 상장차익을 얻게 됐다. 부러움을 사는 한편으로, 부당이득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삼성에스디에스 상장에 관...
하루가 멀다 하고 이명박 전임 정권의 자원외교 실패 사례가 드러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13일 석유공사가 캐나다 에너지업체 하베스트를 인수하면서 함께 사들였던 자회사 노스애틀랜틱리파이닝(NARL·날)을 200억원대 헐값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공개했다. 석유공사는 날의 인수와 운영 과정에서 2조원 이상을 투자...
5년여의 고통을 참아야 했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기다림이 허망하게 꺾였다. 대법원은 13일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낸 해고무효 확인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정리해고가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회사 쪽 주장만 받아들이고, 노동자들의 고통에는 귀와 눈을 닫은 판결이다. 이미 가슴에 굵은 대못이 박힌 노동자들을 ...
22사단 총기난사 사건과 28사단 병사 폭행사망 사건을 계기로 8월 만들어진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의 활동이 용두사미로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00년 이후 여러 차례 시도됐으나 실효성이 없었던 논의의 전철을 되풀이한다면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활동 시한을 한 달여 남긴 이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양대 강국(G2) 시대를 과시한 지난해 6월 회담 이후 1년5개월 만에 열린 이번 회담에서 두 나라는 경쟁과 협력을 병행하는 기존 구도를 이어갔다. 시 주석은 이번에도 신형대국관계 구축을 강조하며 이른바 근본문제들을 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