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을 앞두고 야당이 보였던 가장 인상적인 장면 가운데 하나는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에 반대하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었다. 무려 9일 동안 계속된 토론 기간에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의원이 20여명이나 참가해 테러방지법의 독소조항을 낱낱이 짚었다. 시민들의 참여와 호응도 유례없이 뜨거웠다....
<한국방송>(KBS)이 매체비평 프로그램 <미디어 인사이드>를 폐지한 것은 공영방송의 공공성을 지켜온 마지막 상징적 보루를 철거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러고도 한국방송이 ‘국민의 방송’이라고 자임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미디어 인사이드>가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을 통틀어 유일하게 ...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0%에서 2.8%로 낮췄다. 한은은 1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와 설비투자의 개선 흐름이 다소 약화되고 있다”며 경제성장률 하향조정의 배경을 밝혔다. 경제는 국내외 각종 변수가 복잡다단하게 얽혀 있어 예측을 정확히 하는 게 매...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4·13 총선 결과에 대해 첫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선거가 끝난 지 닷새 만이다. 충격적인 선거 결과에 비하면 너무 늦게 나온 건데, 그것마저 대통령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부분은 단 한마디도 없다. 이렇게 자의적으로 ‘민의’를 해석하는 대통령을 보면서, 뻔뻔한 건지 아니면 현실 인식에 문제...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 사건이 총선 이후 갑자기 실종됐다. 사건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이유로 통일·외교·국방부 관계자들이 돌아가며 브리핑까지 하더니 총선 뒤에는 최소한의 설명도 없다. 특히 북한이 대남 선전 매체와 적십자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을 통해 연일 귀순이 아니라 ‘납치’라고 주장하고 ...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19일부터 업체 관계자 소환 조사를 본격화한다. 피해자들의 고소 뒤 4년 넘게 허송하다 올해 초에야 수사팀을 꾸려 지각 수사한 결과다. 때맞춰 롯데마트는 18일 자체 브랜드의 살균제를 쓴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보상 계획을 내놓았다. 5년이 다 되도록 모른 체하다 ...
더불어민주당이 제20대 총선에서 거둔 성적이 애초의 자기 실력 이상이라는 것은 세상이 아는 일이다. 현 정권에 대한 거대한 민심이반 기류 속에서 정권심판론의 덕을 가장 톡톡히 누린 게 바로 더민주다. 더민주가 총선 민의를 제 논에 물대기 식으로 해석하거나 선거 결과에 우쭐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그런데 더민...
지난 3월 테러방지법 강행 통과 때부터 걱정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국가정보원이 6월부터 시행하겠다며 15일 입법예고한 테러방지법 시행령은 국정원의 전횡과 민주주의·헌법 침해의 위험을 더욱 뚜렷하게 드러냈다. 과거 입법 과정에서 걸러졌던 내용들까지 더 극악하게 되살려냈다. 모법인 테러방지법도 잘...
그동안 나라 안팎에서 과잉진료 논란을 빚어온 갑상선암 가운데 한 종류에 대해 권위있는 전문가들로 꾸려진 외국의 한 위원회가 암이 아니라는 판정을 내렸다. 아직 국내에서의 검증 과정은 남아 있지만 진단과 치료의 적정성을 둘러싼 혼선이 정리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환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
단군 이래 가장 어처구니없는 사건으로까지 불렸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오늘로 꼭 2년을 맞는다. 하지만 9명의 귀한 생명은 아직 바닷속에 남아 있고, 그날의 진실 역시 인양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진실을 파묻고 그날을 기억에서 지워버리려던 세력들이 이번 총선에서 참패함에 따라 감춰진 것들을...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여당으로선 처음으로 제2당으로 추락하는 최악의 참패를 당했다. 민심을 철저히 거스른 결과다. 그런데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선거 이후 새누리당 지도부를 보면, 이게 민심의 무서움을 깨닫고 변화의 몸부림을 치는 정당의 모습인지 의문이 든다. 새누리당은 14일 밤 긴급 최고...
회사가 주도해서 만들고 운영한 노조는 자주성과 독립성이 없어 설립 자체가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011년 복수노조 허용 이후 회사가 ‘어용노조’를 설립해 기존 노조를 무력화하고 파괴하던 행태에 처음으로 제동을 건 것이다. 법원이 인정한 사태의 진실은 더할 나위 없이 명확하다. 현대자동차 협력업체인 ...
30년 넘도록 강고하게 한국 정치를 지배해온 지역주의의 벽에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 총선의 가장 중요한 신호 중 하나다. 수십년 동안 새누리당의 아성이었던 부산에선 18곳 가운데 5곳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승리했고, 경남 16곳 가운데 4곳에서도 야당 후보가 당선됐다. 울산 6곳 가운데 2곳의 당선자는 ...
총선이 끝난 다음날인 14일 청와대가 내놓은 반응은 “제20대 국회가 민생을 챙기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회가 되기를 바란다. 국민들의 이런 요구가 나타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는 대변인의 말 한마디가 고작이었다. 선거 패배 뒤에 상투적으로 나오는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말조차 없었다. 이번 총선...
4·13 총선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국민의당의 대약진으로 20년 만에 ‘3당 체제’가 만들어진 것이다. 신생 정당인 국민의당은 단기간에 38석을 얻고 정당득표에선 더불어민주당을 앞서는 큰 성과를 거뒀다. 안철수 대표가 제1야당을 탈당할 때만 해도 성공 여부가 불투명했던 ‘제3당 실험’은 선거를 통해 폭넓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