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의 거취는 매우 무겁게 다뤄야 할 사안이다. 대통령이 행사하는 수많은 인사권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직책이 총리다. 사표를 수리할 때도, 사표를 다시 거둬들일 때도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마땅하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홍원 총리의 사의를 시한부로 반려할 때도, 뜻을 번복해 유...
국방부가 동부전선 일반전초(GOP) 총기난사 사건 이후 세월호 사건 때의 정부 모습을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 이 사건을 두고 ‘제2의 세월호 사건’이라는 말이 나오는 터에 유가족과 국민의 불신이 더 깊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사건 발생 엿새 뒤인 27일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
자동차 공인 연비의 과장 논란을 놓고 정부가 쪼개졌다. 26일 정부는 1년 넘게 끌어온 재검증 조사 결과를 관계부처 합동브리핑 형식으로 발표했는데, 국토교통부는 ‘부적합’ 판정을 내렸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적합’ 판정을 했다. 자동차 연비를 둘러싼 시장의 혼란과 소비자 불만을 정부가 해소해주기는커녕 부추기는...
개그라면 너무 황당한 개그고, 코미디라면 너무 슬픈 코미디다.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정홍원 국무총리의 사표를 반려하고 ‘경질 총리 유임’이라는 기상천외한 결정을 내렸다. 총리 지명 문제를 놓고 두 달 동안 난리법석을 떨더니 ‘도로 정홍원’으로 마침표를 찍어 버린 것이다. 박 대통령의 결정은 세월호 참사를 잊...
교육부는 26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선언에 참여한 교사 284명 전원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이날 아침 정홍원 총리를 유임시키겠다고 발표한 직후다. 대통령이나 총리 둘 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었는데, 이로써 책임은 전면 부정되고 말았다. 정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5일 “더 이상 쌀 관세화를 유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쌀 시장을 전면 개방하되, 관세 부과를 통해 수입물량을 조절하도록 하겠다는 말이다. 지금까지는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하는 물량을 빼고는 쌀 시장을 열지 않았다. 정부의 쌀 개방 정책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여서 ...
‘문창극 낙마 파동’이 엉뚱한 쪽으로 흐르고 있다. 분풀이라도 하듯 언론을 탓하고, 청문회 제도를 손대려 하고, 야당에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 마치 대단한 애국자가 터무니없는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희생된 듯한 분위기로 몰아가려는 낌새마저 느껴진다. 총리 후보자 2명이 연거푸 물러난 데 따른 책임은 고사하고 ‘...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탈출한 단원고 생존 학생 73명이 학교로 돌아왔다. 71일 만의 등교다. 함께 수학여행에 나섰던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잃고, 떠올리기조차 두려운 끔찍한 기억을 안은 채 귀환했다. 아이들은 돌아오지 못한 친구의 부모님 앞에서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대신 인사하다가 ‘죄송하다’며 눈물을 쏟...
비극은 ‘세월호’만 있었던 게 아니었다. 대구 상인동 가스폭발, 씨랜드, 인천 인현동 호프집, 대구 지하철, 춘천 산사태,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 경주 마우나리조트, 고양 버스터미널, 장성 요양병원 등등. 대형 참사의 유가족들이 24일 한겨레신문사에 모여 서로 아픔을 쓰다듬었다. 세월호의 비극은 과거에도 똑같...
검찰이 롯데홈쇼핑 납품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23일 관련 혐의자 수십명을 기소했다. 롯데홈쇼핑에선 대표를 포함한 전·현직 임직원 10명이 법정에 서게 됐다. 거래업체로부터 뒷돈을 챙기거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다. 중개업자(벤더)와 납품업체 관계자 13명도 이들에게 뒷돈을 건네거나 비자금 조성을 ...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부총리·장관 후보자 등 8명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절차를 밟아 이들을 임명하겠다는 뜻이다. 여러 후보자의 숱한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교육 분야 최고 책임자의 자격을 지녔다고 보기 어렵다. 김 후보자는 확인된 결함들...
보름 가까이 지루하게 끌어온 ‘문창극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그런데 그 끝마저도 씁쓸하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사퇴의 변’은 비판과 원망, 변명과 핑계로 가득 차 있다. 자신의 결격 사유에 대한 성찰도, 자신 때문에 빚어진 나라의 혼란과 국정 공백에 대한 사과도 없었다. 사퇴 기자회견은 역설적으로 그가 ...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친박 실세’라는 세평이 맞긴 맞는 것 같다. 최 후보자가 부동산 대출규제인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인정비율(LTV)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최수현 금융감독원장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호응하고 나섰다. 게다가 한국은행까지 최 후보자를 배려하는 ...
<중앙일보>가 여론의 흐름을 정면으로 거슬러 ‘문창극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앙일보는 23일치에 1면 기사에 더해 6, 7면 전체를 털어 자사 주필 출신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옹호하고 문 후보자 비판 보도를 반박하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주목할 것은 중앙일보가 ‘<한국방송>(KBS)의 문 ...
총기 난사 뒤 무장 탈영한 강원도 고성군 22사단의 임아무개(22) 병장이 이틀 만인 23일 붙잡혔다. 그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가 뭔지는 상세한 조사가 이뤄져야 알겠지만, 이와 별개로 군과 국방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여러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건 발생 이후의 구멍 뚫린 대응이다. 우선 ...